술은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과하면 각종 문제를 유발시키지만, 적당하게 나시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우리를 둘러싼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해준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긴 하지만 술의 알코올 성분은 기본적으로 '독성 물질'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인체 내에 과도하게 들어오면 간과 관련된 온갖 질병, 즉 지방간, 간경화, 알코올성 간염, 간암 등을 일으킬 뿐 아니라, 당뇨병과 관계가 있는 췌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위를 자극해서 위염과 위궤양의 원인이 된다. 또한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식도암과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현저하게 높아진다.
술의 또 다른 해악은 뇌세포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기는 현상, 즉 '블랙아웃'은 뇌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이다. 이러한 현상은 알코올이 대뇌속의 해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타난다.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는 정보를 입력, 저장, 출력하는 일을 하는데, 과음을 하게 되면 해마의 업무수행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입력과정에 이상이 나타나 자신이 했던 행동조차도 '기억'이라는 것으로 입력되지 않는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단기 기억력 저하'이다. 이후에는 깜빡깜빡하는 일이 점점 잦아진다.
이와 같은 현상은 뇌세포가 이미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다. 블랙아웃을 단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인지 기능의 저하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반복되고 장기화가 되면 알코올성 치매는 물론 정신분열증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동시에 집중 능력과 언어 능력도 저하된다.
실제로 술은 뇌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일반인과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뇌를 비교해보면 뇌 용적의 차이가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한 실험에 의하면 '기분 좋게 취하는 정도'가 되면 뇌의 활동이 평상시보다 활발해진다고 한다. 잘 조절할 수만 있다면 술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당히' 잘 마실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음주에 관한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는 것이다. 매일 알코올 질환자들과 싸우는 알코올 질환 전문의들도 가끔은 술이 생각난다고 한다. 그들이 술을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술 마시는 총량을 석 잔이내로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술을 먹기전에 반드시 음식을 먹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급하게 마시지 않고 여러번에 나눠 마시는 것이다. 더불어 술자리에서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모임을 2시간 이상 갖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도 원칙이다.
단 한 잔이라도 술을 마시는 것은 이미 경부선 위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 서울에서 행복한 술자리를 끝낼 것인가, 아니면 KTX를 타고 부산까지 폭주할 것인가는 오로지 술을 먹는 본인만이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다.
[한국인 무병장수 밥상의 비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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