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중에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잦다. 혹시 치매 전조 증상 아닐까? 정상인도 나이가 들면 뇌세포의 수가 줄어들어 기억력이 감소한다. 이럴 때 생기는 건망증은 생각을 더듬어 보면 기억해내는 수가 많다. 하지만 치매는 단순한 기억력뿐 아니라 인지기능 자체가 떨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을 말한다. “약속을 했는데 몇시더라?”고 하면 건망증이고 “그런 약속한 적 없어”라고 하면 치매에 의한 기억 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치매는 왜 생길까=치매는 그 자체가 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원인에 의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이상 행동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에는 수십가지가 있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장병·흡연·비만 등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생긴다. 반복적인 뇌졸중으로도 발생하며 30~40%를 차지한다.
반면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고령이거나 여성, 직계 가족병력이 있을수록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치매 환자의 50%를 차지하며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가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어 발병한다. 이 밖에 뇌수종, 갑상선 기능저하증, 뇌막염, 약물중독, 우울증 등 기타 질환으로도 치매가 생긴다.
◆주요 증상은=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초기에는 건망증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점차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지시사항을 따르지 못해 같은 이야기나 질문을 반복한다.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말이나 글을 끝내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기도 한다. 공포·초조·슬픔·분노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식사나 목욕과 같은 일상적인 일들을 하지 못해 결국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비교적 말기까지 신체장애가 거의 없으나 혈관성치매는 운동장애나 신체 마비가 함께 오는 경우가 흔하다.
◆조기 진단이 중요=알츠하이머병은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신경매독·수두증·뇌종양·비타민결핍증·갑상선질환에 의한 치매는 혈액검사나 뇌촬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약물이나 간단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시기가 늦으면 약물이나 수술의 효과가 떨어지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매는 기억력·언어능력·시공간지각능력·판단력·계산능력 등으로 진단한다. 세가지 영역에서 장애가 있지만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으면 ‘경도인지장애’로 판단한다.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데 경도인지장애로 판단받은 100명 중 15명은 1~2년 이내에 치매 증세를 나타낸다. 치매는 본인이나 보호자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되고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있었다면 보건소나 치매지원센터를 방문해 간단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치매예방 이렇게…>
●고혈압·혈당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점검하라
●기억장애·언어장애가 의심되면 빨리 검사받아라
●금연하라
●심장병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라
●폐경기 후의 여성은 여성호르몬을 투여받아라
●체지방을 줄여라
●꾸준히 운동하라
●금주하라
●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살라
●우울증은 치료하고 많이 웃고 밝게 살라
●성병에 걸리지 마라
<자가진단법>
1.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2.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는다.
3.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가 어렵다.
4. 본인에게 중요한 사항을 잊는다(배우자 생일, 제삿날 등).
5. 어떤 일을 해놓고 잊어버려 다시 반복한다.
6. 약속을 해놓고 잊는다.
7. 이야기 도중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를 잊는다.
8.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9.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10. 텔레비전을 보면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11.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12.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13. 계산 능력이 떨어졌다.
14. 돈 관리를 하는 데 실수가 있다.
15. 과거에 쓰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